영성 서적
1.1. 1 : 진화 15
1.1.1. 진화의 정의
우리는 학교에서 진화란 곧 생물의 ‘신체적인 발전’으로 배웠다. 예를 들면, 생명의 시초인 단세포동물이 발전해서 해면동물이 되었고, 해면동물이 발전해서 물고기가 되었기 때문에 물고기가 해면동물보다 더 진화한 존재이고, 말은 뱀보다, 원숭이는 말보다 더 복잡한 생명체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한층 더 진화한 존재라고 배웠다. 이런 식으로 추적을 하다보면, 신체적으로 가장 발전했고 생명체계도 복잡한 인간이 지구상에서 가장 진화한 존재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다시 말해, 복잡한 생명체계를 가진 동물일수록 더 진화된 존재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이러한 정의는 자신의 환경뿐만 아니라 나아가 다른 생물들의 환경까지 가장 잘 통제하는 생물이 가장 진화한 생명체라는 관념을 표현한다. “적자생존”은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진화한 생물이 그 환경 내의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생물임을 뜻한다. 이 정의에 따라서, 그 자신의 생존을 가장 잘 책임지고, 자기 보호에 최선을 다하는 생물이 가장 진화한 것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정의가 너무도 단순하고 부적절하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왜 그런지는 알지 못했다. 세상을 살아가는 두 사람이 있다고 할 때, 그들은 생물체의 복잡성의 관점에서는, 동등하게 진화한 것이다. 두 사람이 같은 지성을 지녔지만, 한 사람은 속이 좁고 비열하며 이기적인 반면에, 다른 한 사람은 넓은 아량과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가졌다면, 우리는 마음이 넓은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한다. 만약에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구하려고 날아오는 총알을 자신의 몸으로 막았다고 해보자. 또는 어린아이를 살리기 위해 질주하는 차에 몸을 던져 자시의 생명을 희생했다고 해보자. 누구나 그 사람이 우리보다는 한 차원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이것이 진실임을 알지만, 그들은 진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일치하지 않는다.
예수는 자신의 운명을 미리 알고 있었다. 누가 자신을 배신할 것이며, 자신을 믿고 따르던 사람들이 얼마나 냉정하게 자신을 외면할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예수는 운명을 피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쳤다. 그러한 예수의 사랑과 의지는 인류 전체에 아주 커다란 영향을 끼쳐 왔고, 많은 사람들은 그의 삶을 우러러본다. 그가 인간들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존재라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깊이 생각해 보면 자신의 가치보다는 다른 사람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눈에 보이는 가치나 존재보다는 사랑이라는 가치를 더 크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통 사람보다 한 차원 더 진화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진화에 대해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이해해야 한다. 새로운 개념의 이해만이 인간이 어떻게 진화해 왔으며 그 진화의 과정의 과정을 겪은 우리가 현재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깊숙이 감추어진 인간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우면서도 넓은 시각, 이것으로 진화를 이해해야만 인간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알 수 있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 우리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 그리고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이 진화에 있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라는 다섯 가지 감각으로 현실을 탐구함으로써 진화해 왔다. 우리는 그처럼 오감을 통한 진화를 거듭하면서 우주의 기본적인 원리를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모든 행동은 결과를 이끄는 원인이 되며 또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존재한다는 법칙을 오감을 통해 배우게 된 것이다. 우리가 의도한 바의 결과들을 알게 되었다. 분노가 때로는 목숨을 끊게 하고 피를 흘리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친절함이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또 화를 내거나 미소 지을 때도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알게 되었다.
인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식을 통해 생활의 도구는 무엇이며 그 쓰임새는 물론, 쓰인 후의 결과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예컨대 막대기는 사람을 죽이는 무기가 될 수도 있지만 무서운 뱀을 구덩이로 떨어뜨릴 때도 사용되고, 삽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하지만 편리한 생활도구이며, 칼은 사람을 찌를 수도 있지만 옷감을 자르는 데도 사용하며, 손은 폭탄을 만들기도 하지만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주는 데도 쓰인다.
이러한 사실들은 사람이 행동을 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무척 달라진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사람의 어떤 행동은 생명에 대한 경건한 마음reverence을 지니고 있을 때에만 그 의미와 목적이 살아 움직일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다. 경건함이 없다면 결과적으로 잔악함과 폭력, 고독이 우리의 삶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수준 높은 교육의 장이며 지구 자체가 하나의 학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교육의 장에서 숱한 시행착오를 통해 무엇이 우리를 자라게 하고 퇴보시키는지 이해하게 된다. 또한 무엇이 영혼에 자양분이 되고 영혼을 메마르게 하는지 그리고 무엇이 일을 좋은 방향으로 진행시켜 주고 그렇지 않은지를 배우게 된다.

